한국 IT 업계에서 '코더(Coder)'라는 단어가 부정적인 의미로 변질된 이유는 단순히 직무를 지칭하는 것을 넘어, 개발자의 역량과 출신을 구분 짓고 계급을 나누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되어 왔기 때문입니다.

구체적인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1. '단순 기술직'과 '전문직'의 계급 나누기 해외에서는 코더와 프로그래머의 사전적 의미 차이가 크지 않거나 혼용되는 경우가 많지만, 한국에서는 이 두 용어를 굳이 구분하여 '급'을 나누는 경향이 강합니다,. '코더'는 스스로 설계를 하거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남이 시키는 대로 코드만 작성하는 수동적인 존재로 인식됩니다. 이는 마치 건축 현장에서 설계자의 의도를 모른 채 벽돌만 쌓는 단순 노동자에 비유되며, 개발자를 IT 산업의 '3D 업종' 종사자처럼 보이게 만드는 부정적인 인식을 강화했습니다.

2. 전공자와 비전공(학원 출신) 간의 차별적 시선 이 용어는 교육 배경에 따른 차별적 시선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습니다. 2~4년간 컴퓨터 공학 이론(자료구조, 알고리즘, 운영체제 등)을 깊이 있게 공부한 전공자들이, 국비 지원 학원 등 단기 속성 과정(3~6개월)을 통해 실무 기술만 익힌 비전공자들을 낮잡아 부르기 위해 '코더'라는 단어를 사용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러한 배경에서 코더는 이론적 기초가 부족하고, 하나의 언어만 다룰 줄 알며, 복잡한 알고리즘을 설계할 능력이 없는 초보자라는 인식이 굳어졌습니다.

3. SI(시스템 통합) 업계의 하청 구조와 노동 환경 한국의 SI 산업 구조는 코더라는 단어의 부정적 이미지를 고착화하는 데 일조했습니다. 대기업이나 원청이 설계를 담당하고, 하청 업체나 프리랜서가 단순히 구현(코딩)만 수행하는 구조 속에서, 코더는 프로젝트의 전체 그림을 보지 못하고 부속품처럼 소모되는 인력으로 취급받았습니다. 이러한 환경은 코더를 '새벽 인력시장의 일용직 근로자'와 비교하게 만들었으며, 창의적인 개발 업무가 아닌 단순 반복 노동을 하는 사람이라는 인식을 심어주었습니다.

4. 수동적인 업무 태도와 역량 부족 실무적으로 '코더'는 기획자나 상급 개발자가 만들어준 명세서(Spec)대로만 코드를 작성하며, "왜 이렇게 만들어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이나 능동적인 문제 해결 의지가 결여된 사람을 지칭합니다,. 심지어 경력이 오래된 시니어라도 스스로 디버깅을 못 하거나, DB 설계 등 핵심적인 기술 결정 없이 구현만 반복한다면 '고급 코더'라고 비하되기도 합니다,.

결국 한국 IT 업계에서 '코더'는 **"생각 없이 기계적으로 코드만 찍어내는 사람"**이라는 멸칭에 가까운 의미를 내포하게 되었으며, 이는 전체적인 시스템을 설계하고 비즈니스 가치를 창출하는 '개발자'나 '엔지니어'와 대비되는 개념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Posted by gurupia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