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코드 생성 기술(GitHub Copilot, Cursor 등)의 비약적인 발전으로 '코드 작성(Implementation)'의 비용은 거의 0에 수렴하게 된 반면, 그 결과물의 품질을 보증하는 '검증(Verification)'과 '보안(Security)'의 비용은 급증했기 때문입니다.

구체적인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1. '구현 속도'의 범용화와 병목 구간의 이동

과거 소프트웨어 개발의 병목은 "요구사항을 코드로 변환하는 속도"였으나, AI가 이 문제를 해결했습니다. 이제 병목은 생성된 코드의 적절성을 평가하는 단계로 이동했습니다.

  • 생산성의 역설: AI는 초안 코드를 순식간에 만들어내지만, 이 코드가 안전한지, 오류는 없는지 확인하는 데는 사람이 직접 작성하는 것보다 더 많은 시간이 걸리기도 합니다. 45.2%의 개발자가 AI가 작성한 코드를 디버깅하는 것이 직접 작성하는 것보다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고 응답했습니다.
  • 검증 불가능한 속도: AI가 쏟아내는 코드의 양은 인간이 전통적인 방식(수동 코드 리뷰)으로 검증할 수 있는 한계를 넘어섰습니다.

2. '비전문가의 무지(Insecure by dumbness)' 리스크

AI는 악의가 없지만, **'기술적 판단력이 결여된 주니어 개발자'**처럼 행동하여 보안 취약점을 양산할 수 있습니다.

  • 작동하지만 위험한 코드: AI가 생성한 코드는 기능적으로는 잘 작동(Works)할 수 있지만, 보안적으로는 취약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비밀번호 저장 시 약한 해싱 알고리즘을 사용하거나, 검증되지 않은 라이브러리를 가져다 쓸 수 있습니다.
  • 비전문가의 배포: 기술적 이해가 부족한 사용자가 AI가 짜준 코드를 검증 없이 운영 환경(Production)에 배포할 경우, 시스템 전체의 보안 붕괴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이를 '비전문가의 무지'에 의한 리스크라고 합니다.

3. '좋은 코드'와 '돌아가는 코드'의 괴리 (기술 부채)

AI는 당장의 기능을 구현하는 데는 능숙하지만, 장기적인 유지보수성이나 아키텍처를 고려하는 **'기술적 안목(Technical Taste)'**은 부족합니다.

  • 보안 안티 패턴: AI 코드는 리팩터링을 회피하거나, 테스트 커버리지 수치만 채우기 위한 형식적인 테스트를 작성하고, 불필요한 예외 처리를 추가하는 등 소프트웨어 공학의 원칙을 위반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 맥락의 부재: AI는 특정 기업의 비즈니스 맥락이나 레거시 시스템의 복잡성(암묵지)을 이해하지 못한 채 코드를 생성하므로, 겉보기엔 멀쩡해도 시스템 전체 구조를 해치는 코드(기술 부채)를 만들 수 있습니다.

4. 책임 소재와 신뢰성 문제

AI는 자신이 작성한 코드에 책임을 지지 않으며, 때로는 존재하지 않는 함수나 패키지를 사용하는 **할루시네이션(Hallucination)**을 일으킵니다.

  • 검증의 필수화: AI는 100% 신뢰할 수 없는 도구이므로, 인간 개발자가 '편집자'이자 '감독관'이 되어 결과물을 꼼꼼하게 검증하고 승인하는 절차가 필수적이 되었습니다.

[요약 및 비유]

이 상황은 출판업에 비유할 수 있습니다.

  • 과거: 작가가 원고를 직접 쓰는 속도(코딩 속도)가 중요했습니다.
  • 현재: AI라는 유령 작가가 1초 만에 소설 한 권을 써냅니다. 하지만 이 소설에는 **치명적인 비문, 표절(보안 취약점), 개연성 없는 전개(아키텍처 오류)**가 숨어 있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제 가장 중요한 역량은 '글을 빨리 쓰는 능력'이 아니라, **'AI가 쓴 글을 꼼꼼히 읽어보고(검증), 위험한 내용을 수정하며(보안), 독자가 읽기 좋게 다듬는(아키텍처 설계) 편집장의 능력'**이 된 것입니다.

Posted by gurup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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